밀크티가 마시고 싶어서 꺼낸 티백.
나능 귀찮은 걸 싫어해서 뜨거운 차에 바로 우유를 부어 마시는 영국식을 선호한다. 우유를 먼저 부으면 맛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티백으로 차를 우려낼 때는 그것조차 귀찮다. 설탕도 귀찮다.
프린스오브웨일즈는... 사실 몇 년 전에 처음 마셨을 때는 아니 이게 무슨, 이, 이게 무슨? 무슨 맛이야 이게? 싶을 정도로 당황스러운 맛과 향이었다. 그 때는 이 차의 느끼함과 매캐함이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왔었다.
그런데 몇 년만에 마신 프오웨는 신기하게도 그 느끼한 달콤함과 코를 스치는 나무껍질을 태운 후에 나는 것 같은 냄새가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단순히 내 컨디션이 너무 좋았고, 오랜만에 마시는 카페인에 흥분해서였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나는 게 아 이게 그 몰티한 향이라는 건가? 난 이 차의 특징이 몰티하다길래 몰트 단어 뜻을 몰랐을 때 매캐한 냄새=몰티인 줄 알았다. 이제까지 홍차 리뷰를 보면서 몰티란 대체 몰까(라임 ㅇㅈ) 계속 궁금했는데, 이 끈적하고 바닥에 깔리는 것 같은 달콤함이 몰티라면 이제는 몰티함을 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어쨌거나 이렇게까지 여러가지 생각을 한 걸 보면, 요 밀크티는 특유의 향을 잃지 않은 훌륭한 맛이었나 보다.
*트와이닝은 티백 세트를 사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잎차도 마시고 싶어진다! 하지만 잎차를 100g씩 사기에는... 마실 차는 많고 세상은 넓다.
** 너무 더워서 급랭해서 마셨더니 덜쩍지근한 맛만 남고 매캐한 맛이나 쓴맛은 거의 없었다. 덜쩍지근한 이 맛이 뭔가 홍차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이거 잎차 살까 봐... 이 특이한 맛이 끌리는 날이 오다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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