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지적허영심을 책꽂이에서 충족시켜 주는 뉴필로소퍼

    요즘 내게 가장 관심있는 주제인 가족, 주제가 뭔지 알아보지 않고 받아봐서 처음 받아본 순간 음! 했다

     

    받자마자 2가지 글 먼저 읽어봤는데

    외동의 딜레마와 자식이 부모를 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 아마도 이게 요즘 내 생활과 가장 밀접하기 때문이었겠지?

     

    글을 너무 못 쓰니 감상을 쓰기도 벅찬데... 그래도 써야 느는 게 글이겠거니 하며 써 본다.

     

    외동은 부모의 핑계인가 자식의 핑계인가 고민하게 되더라. 나를 위한 건지, 아이를 위한 건지 나는 아직도 감을 못 잡겠다. 그리고 아직 결정도 못 했구. 자식이 부모를 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는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랑 달라서 읽다 보니 진지하게 읽었다. 생물학적인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한다ㅎ) 

     

    둘 다 종족번식의 본능과 연관지어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 머리가 아팠다.

    임신출산육아, 이 행동들이 너무나도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행동의 향연들이라 나는 인간은 대체 뭔가 싶은 생각을 자주 한다. 이건 내가 산후우울증이거나 육아우울증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이 과정들이 진실로 비이성적이라 그럴 수도 있다. 

    나는 여전히 아이를 낳아 사랑하면서도 이것은 인간이 가진 본능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동시에 한다. 고문에 가까운 출산은 매우 비인간적이었고(시술 과정에 불만은 없었다. 산모에게 주어지는 고통을 이야기하는 거다. 이게 인간이 자의로 선택해서 경험해도 되는 정도의 고통이 맞나?),  내가 낳았지만 내 몸에서 나오는 걸 보지도 못 한 작은 생명체에게 내가 쏟는 관심도 그렇다. 이상해, 얘가 뭔데 난 얘를 이렇게 목숨 걸고 보살피고 있지? 얘가 대체 뭔데?? 대체 나는 왜 아이를 낳고 싶었고, 둘째, 셋째 아이를 더더 낳고 싶은 거지? 누구를 위해서? 무섭게도 아직도 이 주체는 모호하다.

    아이를 낳고 겪는 매순간은 이런 식으로 내 이성이랑은 거리가 멀다. 그럼 나라는 인간은 뭔가. 인간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동물과 전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정리되지 않는 내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구나 싶은 생각만 확고해진다.

     

    실린 기사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애기달은 언제나 나를 신 같은 존재로 만들어 준다. 아기들에게는 부모와 스승이 신이니까 이게 특별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살다 보면 애기달도 언젠가 부모도 자기와 똑같은 인간이란 걸 꺠달을 테고, 그 다음에는 우리가 자기보다 하잘것 없는 늙은 인간으로 보이겠지. 세월이 더 흘러 다시 우리를 돌아봤을 때 부모가 정말 신이었구나 하는 걸 느끼는 순간이 올 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이 마지막 계단을 밟고 있다ㅎ 언젠가 아주 나중에 애기달에게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비슷하게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여러가지 고민과 우울감에도 순간이나마 누군가의 신이 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도 호르몬의 농간일지 모른다ㅎㅎ

     

    지난 호의 지구온난화보다 이번 호를 더 기꺼이 받아들고, 즐겁게 읽어내린 건 내가 너무나도 이기적인 개인이기 때문인가 보다. 지난 호 아직 다 못 읽은 거 처 맞을 이야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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